내년 SAF 의무화 코앞인데 / 폐식용유만 믿다 ‘연료대란’ 우려

(사진설명) 2026 서울 바이오연료와 SAF 컨퍼런스에 참여한 주한미국대사관 스탠지 농무참사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본보 김동인 발행인도 주최측인 주한미국대사관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 사진을 찍고 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의무화가 시행되지만, 정작 SAF 생산에 필요한 원료 확보 대책은 미흡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현재 폐식용유(UCO)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로는 의무 혼합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바이오연료 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7월 1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6 서울 바이오연료와 SAF 컨퍼런스’에서는 항공, 에너지, 바이오연료 분야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원료 부족 문제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 SAF 생산량의 대부분은 폐식용유를 원료로 하는 HEFA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폐식용유는 발생량 자체가 제한적이어서 항공 연료 수요가 늘어날수록 공급 부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 항공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체 온실가스 감축의 60% 이상을 SAF가 담당해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생산량은 전 세계 항공유 소비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SAF 원료 확보 문제는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바이오에탄올 기반 ATJ(Alcohol-to-Jet) 기술을 제시했다.
기존 에탄올 생산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공급 확대가 가능하고, 초기 투자비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바이오에탄올은 항공뿐 아니라 자동차 연료(E10)와 선박 연료까지 활용할 수 있어 국가 차원의 통합 연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일본은 2028년부터 오키나와에서 E10 휘발유 시범사업을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베트남과 미국, 브라질 등도 이미 바이오에탄올을 교통연료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내년 SAF 의무화는 시행하면서도 바이오에탄올 보급 정책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원료 확보 대책 없이 의무화만 앞세우는 것은 공급 불안과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제 바이오연료 정책은 환경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문제”라며 “도로, 항공, 해운을 연계한 통합 바이오연료 정책과 원료 다변화 전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 SAF 의무화까지 남은 시간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원료 확보와 생산 기반을 서둘러 마련하지 못할 경우, 친환경 정책은 물론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