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2층버스 타고, 거북섬서 오이도까지
시흥시 전국최초 프런트오픈형 시티투어 버스 도입
런던이나 홍콩 등 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볼 수 있던 2층 빨강버스가 시흥시에 착륙했다.
시흥시는 30일부터 순환형 이층버스를 시범 운영한다. 기존에 관광버스 형태로 진행하던 시티투어의 확장판으로, 2층은 오픈탑 형태여서 확 트인 시야감과 불어오는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개방감이 특징이다.
시흥시는 지난 2019년부터 시티투어를 추진해 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색다른 코스와 콘텐츠를 통해 많은 방문객을 유치해왔다.
올해는 ▲봄ㆍ가을 도보여행 및 일몰 코스 ▲봄ㆍ여름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물왕저수지 맛집 탐방 코스 ▲여름 거북섬 해양레포츠, 물놀이 체험 코스 등 계절별로 코스를 개편해 재미를 더했고, 기존 사당역 출발 노선 외에 서울역 출발 노선을 신설하며 접근성을 강화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펼쳐지는 거북섬ㆍ시화호의 아름다운 전경과 계절별로 다른 매력을 뽐내는 시흥시의 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없다는 점은 매번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욱이 정해진 코스를 다 소화하기 위해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를 투자해야 했다.
이번에 도입된 2층버스는 짧고 굵게 시흥의 랜드마크를 돌아보고 싶거나 버스 위에서 거북섬과 시화호 등으로 대표되는 시흥의 자연경관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35분에서 1시간 남짓한 코스인데다 종일권 가격이 5,000원 수준이어서 가격 및 시간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지난 25일 진행된 시승식을 통해 이층버스 투어에 참가했다. 시흥시청에서 출발한 버스는 거북섬에 진입해 해양생태과학관과 웨이브파크, 마리나 경관브릿지를 지났고, 이후에는 오이도쪽으로 이동해 오이도 선사유적공원과 오이도 해안가, 오이도박물관까지 거북섬과 오이도의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운행했다. 버스 운행시간만 약 1시간가량이 소요됐다.
더운 날씨에도 시티버스의 느낌을 내기 위해 개방된 2층에 올라봤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느끼며 뻥 뚫린 대부황금로ㆍ서해안로를 달리다 보니 최대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의 이국적인 경관과 푸른 시화호가 어우러진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계속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하는 부담 없이, 각 정류장에 내려 주변 볼거리ㆍ먹을거리를 충분히 누린 후 다음 버스 시간에 맞춰 승차하면 되는 시스템이어서 더욱 편리하다.
이날은 마리나경과브릿지 정류장에서 내려 경관브릿지의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카페를 방문해 휴식시간을 가졌다. 이후 버스에 다시 탑승해 넓은 시화호의 전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달린다. 최첨단 인공파도가 치는 거북섬을 지나 오이도로 진입하면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된다.
오이도의 뚝방을 따라가다 보면 바다의 다양한 모습과 마주한다.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뚜렷해 만조 때는 출렁이는 바다 내음을, 썰물 때는 갯벌에 살아 움직이는 바다 생물들을 엿볼 수 있다.
오이도 바닷길 끝에 있는 오이도박물관, 바다 위에 떠 있는 어선과 정겨운 어시장의 모습. 그리고 오이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빨강등대는 어촌의 분위기를 담뿍 담고 있어 해방감을 준다.
현재 순환형 시티투어는 시범 운행 기간 중으로 모든 탑승료가 무료다. 다만 시티투어 운영 개선을 위해 모든 탑승자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운영시간은 10시부터 20시까지이고,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시범운행 기간 중에는 ▲웨이브파크 정문부터 ▲옥터초교입구 ▲오이도박물관 ▲웨이브파크 동측을 순환 운행하니, 이중 가까운 시티투어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탑승하면 된다. 보통 배차간격은 약 60분가량이다. 오는 10월부터는 시작되는 정기운영에서는 배곧한울공원 등 코스가 추가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