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시흥은 성장의 해가 아니라, 선택의 해이다.
도시가 커진 만큼 선택의 비용도 커졌고, 미룰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었다.
재정·도시·자치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임계점에 도달하면서, 어느 하나라도 잘못 선택할 경우 그 여파는 최소 3~5년간 도시 전반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시흥시가 편성한 2026년도 예산안 규모는 1조 6,419억 원이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성격이다.
지방세 비중은 약 30% 수준에 머무는 반면, 국·도비 보조금과 교부금 등 의존 재원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도시 규모가 커질수록 의존 재원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동시에 시흥의 정책 선택이 외부 조건에 의해 제약받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복지와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신규 정책이나 미래 투자를 위한 재량 재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최근 결산 기준으로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점은 단기적 흔들림이 아니라, 지출 구조와 사업 속도가 세입 기반을 앞질러 달려왔다는 경고에 가깝다.
이 상태에서 대규모 도시 인프라와 신규 투자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면 지방채 발행이나 공공자산 활용 없이는 재정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이는 정책의 실패 이전에 구조의 문제다.
도시의 시간도 임계점에 도달했다.
배곧, 월곶, 거북섬, 산업단지 재편 등 시흥의 주요 개발 축은 더 이상 외곽이 아니라, 도시의 중심부를 직접 건드리고 있다.
이제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조정이다.
주거, 교통, 일자리, 환경 가운데 하나라도 뒤처질 경우 나머지 성과를 상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2026년은 이들 개발을 각각 따로 끌고 갈 수 있는 마지막 해이자, 하나의 도시 전략으로 묶지 않으면 서로 발목을 잡게 되는 분기점이다.
자치의 변수는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2026년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선거를 앞둔 행정은 갈등이 큰 조정 과제를 미루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시흥은 더 이상 미뤄서 해결되는 단계가 아니다.
재정은 우선순위를 요구하고, 도시는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며, 자치는 그 선택의 이유와 비용을 시민에게 설명할 책임을 요구한다.
여기에 시흥의 주요 정책 결정이 중앙과 광역 정치 일정과 맞물리는 구조까지 더해지며 부담은 커지고 있다.
결국 선택지는 분명하다.
변화와 혁신을 택해 일부 영역에 과감히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재정과 도시의 안정성을 우선하며 속도를 조절할 것인가의 문제다.
모든 것을 동시에 끌고 가는 확대의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예산의 일부를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개발의 방향을 어느 축에 맞출 것인지,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지가 동시에 결정돼야 한다.
선택을 미루면 갈등은 줄어들지 않고, 비용만 누적된다.
선택 2026은 시흥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시험지다.
이 해가 위기의 해로 기록될지, 방향을 정한 전환점으로 남을지는 행정의 결단과 정치의 책임, 그리고 시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