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병원건립 결정된 바 없다”…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서울대 “착공하겠다” 공문 보내고 실시협약 3번째 연기

한국대학신문이 서울대병원 시흥 건립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보도는 서울대를 출입하는 이우희 기자가 국회 국정감사장을 방문했던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을 지난 6일 국감이 열리던 국회 복도에서 만나 질의 응답해 얻은 녹취내용과 서울대 시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 핵심관계자 등을 상대로 취재한 내용 등을 보도한 내용으로 본보는 지역의 주요 현안인 서울대 캠퍼스 병원유치 문제와 관련된 보도내용을 전제한다. [편집자 주]

서울대병원의 시흥캠퍼스 입주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시흥캠 건설 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당초 9월말로 알려졌던 서울대와 시흥시간 실시협약 체결 시한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세 번째 연기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 복도에서 ‘시흥캠퍼스에 서울대병원이 들어서는 것이 확실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또 수익률이 높은 장례식장을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아직까지 전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국가재난병원 유치 계획에 관해선 “아주 먼 이야기로 일단 요청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장의 이번 발언은 그간 서울대가 언론을 통해 밝혀온 시흥캠퍼스 청사진과 상당한 인식차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핵심 관계자는 오 병원장의 발언에 대해 “오 원장은 시흥캠퍼스 문제에 관여하는 바가 없다”며 “공사비나 운영비에 대한 부담을 전략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시흥시 지역언론인은 “이 같은 엇박자는 서울대가 시흥캠퍼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직까지도 핵심 주체들과 충분한 소통이나 협의가 없다는 뜻”이라며 “시집갈 딸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부모들이 날짜를 잡고 결혼식장을 고르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건립에 대한 시흥시민들의 기대는 굳건하다. 시흥 배곧신도시 입주자는 “서울대병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수 없는 일”이라며 “병원뿐 아니라 약속한 교육시설과 기숙사 등이 모두 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서울대병원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병원 본원은 262억원, 분당서울대병원은 270억원의 적자를 냈다. 경영난을 반영하듯 당초 시흥캠퍼스에 짓기로 한 서울대병원의 설립 규모는 처음 800병상에서 500병상으로 줄었다가, 현재는 300병상으로 합의한 상태다.

병원을 포함 전체 시흥캠퍼스가 계획대로 완공되더라도 운영비는 서울대가 반드시 풀어야할 난제다.

서울대가 지난해 준공한 강원도 평창캠퍼스는 운영비로만 300억원 가까이 쓰고 있다. 서울대는 매년 정부에 평창캠퍼스 운영비로 2016년 281억원, 2017년 286억원, 2018년 291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자체조사 결과 시흥캠퍼스 운영비는 연간 73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자율적으로 진행해온 사업의 성격상) 정부지원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서울대에 부지와 건물이 제공되므로 이를 활용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창캠퍼스는 지금도 계속 공사하며 투자하는 단계이므로 운영비가 높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시흥캠퍼스에는 산학협력클러스터가 조성되는데, 서울대가 부지를 제공하면 기업들이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할 수 있고, 각종 연구소가 건물에 입주하면 임대료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또 서울대병원과 함께 내려오는 국내최고 의료진을 활용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와 시흥시는 당초 9월말 예상됐던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양측은 실시협약을 맺는 대신 지난달 중순 시흥시에 “2018년 시흥캠퍼스 개교를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실시협약 체결에 대해 8일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는 실시협약을 체결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양측의 MOU에는 실시협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은 없고, 다만 (사업이 빨리 진행되도록) 실시협약을 빨리 하면 좋겠다라는 희망이 있어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약속을 원하는 시흥시의 입장에 대해서도 그는 “서울대가 시흥에 들어온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할수 있는 사업을 시작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실시협약에는 어떤 시설을 유치하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야 하는데, 서울대는 아직 시흥캠퍼스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A교수는 그러나 “지난 총장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 같다”며 “시흥캠퍼스를 완공하기로 한 2018년이면 성낙인 총장의 임기도 끝이 난다”고 지적했다.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보도 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