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정책토론회, 시흥시청 역세권 복합행정타운 조성방안
시흥시청역은 단순한 교통 요충지를 넘어, 행정, 주거, 상업,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고밀도 복합 개발의 중심지로 부각하고 있다. 교통은 서해선과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등 광역 철도망과 연계되어 수도권 서남부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흥시가 인구 60만을 넘어 70만 대도시로 확장되는 행정 수요와 함께 주거, 상업, 문화 기능을 통합한 자족적 도심 구조를 구현하기 위한 복합행정타운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흥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이건섭 의원은 토론회를 통해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실적인 정책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흥시 늠내홀에서 정책토론회를 주관했다.
관련 내용을 시흥시지역신문협의회(시흥신문·시흥뉴스라인·주간시흥·시흥저널·시흥시민신문) 공동 취재했다. <편집자 주>
■ 이건섭 시의원
시청사 주변 공간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청사 주변 공공부지는 약 2만5000평 규모다. 월곶~판교선과 서해선이 교차하는 철도 접근성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으로도 드문 ‘철도로 접근가능한 공공청사 부지’라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통틀어 철도를 이용해 시청이나 주요 공공청사로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사례는 거의 없다.
서울의 대형 병원처럼 철도 접근성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공간 구조를 공공청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입지를 가진 시흥시청역은 복합행정타운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다 효율적이고 집약적인 공간 재편이 필요하다.
시청사 부지를 49층 이하 고급 주거·업무 복합단지와 공공시설 결합 형태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가치를 시민에게 환원하는 등 전국적인 랜드마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 조철희 시흥도시공사 도시개발본부장
1997년 준공된 시흥시청이 인구 급증과 행정 수요 확대 속에 기능적 한계에 직면했다. 청사 준공 당시 인구 약 20만 명에서 현재 외국인을 포함해 60만 명으로 3배 늘었다.
2040년에는 7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청사 연면적은 약 7000평으로 공무원 1900명과 분산된 외청을 감당하기엔 협소하다.
2018년 개통된 시흥시청역 이용객도 하루 3400명에서 7000명으로 증가했지만, 역세권 상업·업무 기능은 여전히 미흡하다.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정책과 연계해 행정·문화·주거·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행정타운 조성과 지하 연결통로, 광장 연계를 통한 도심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흥시의 중심성 회복이 가능하다.

■ 장종민 시흥시청 시설공사과장
장현공공택지지구 내 시청사 일대를 행정·문화·수익시설이 결합된 고밀도 행정복합타운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지는 장현지구 1·1-1블록으로 전체 면적은 7만4645㎡이며, 이 중 기존 시청사 부지 4만4000㎡와 추가 매입부지 3만600㎡로 구성된다. 해당 지역은 준주거지역으로 용적률 500%, 층수 제한이 없는 역세권 핵심 입지다.
서해선·신안산선·월판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LH 미매각·공실 부지로 인해 시너지 창출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시는 당초 1700억 원 규모의 재정사업을 추진했으나, 공사비 상승과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해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재정사업·위탁개발 방식과 달리, 민관합동 개발은 수익시설 도입을 전제로 토지이용계획과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필요하다. 시는 행정청사 중심 개발에서 벗어나 의회, 보건소,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문화·복지·수익 기능을 결합해 시흥시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육성하고자 한다.

■ 이창민 시흥시청 철도과장
시흥시청역 일대에 고밀복합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는 최근 민간사업자 공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후속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당초 소사~원시선 부대사업으로 추진되던 복합환승센터 구상이 종료된 이후, 기본구상과 타당성 검토를 거쳐 고밀복합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계획안에는 최고 49층, 3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과 함께 환승 정류장, 주차장, 편의시설, 공공업무·공공기여시설이 포함됐다. 특히 버스·택시 환승 정류소와 300면 규모의 환승 주차장을 배치하고, 시흥시청역과 사업지를 연결하는 입체 보행시설 6개를 설치해 보행 안전성과 환승 편의를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반기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다만 시흥대로를 가로지르는 지하 보행 연결은 복잡한 철도 역사 구조와 기존 지하차도 여건으로 현실적 제약이 있어, 지상 입체보행로를 활용하되 지하 수준의 보행 편의성을 확보하도록 사업자에게 요구했다.
■ 박성규 삼정KPMG 상무
행정복합타운 추진 절차는 크게 기획·타당성 검토, 인허가, 시공, 운영·관리의 네 단계로 나뉜다. 시흥시가 가장 주목해야 할 단계는 ‘기획’과 ‘운영’이다. 방향 없는 기획과 준비 없는 운영은 대규모 공공시설을 ‘비어 있는 공간’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1군 건설사나 대형 유통시설 유치는 어렵다”는 평가가이다. 도시의 잠재력 부족보다는 구체적인 액션플랜과 현실을 돌파할 전략이 부재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흥시 인구는 60만 명에 달하지만, 대기업이 판단하는 실질 구매력은 15만 명 수준에 머문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된다.
문제는 이를 확장할 전략을 마련했는지에 있다.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지 못한 채 건물만 세운다면, 일부 지방 공항처럼 ‘지어놓고 쓰지 않는 시설’이 될 수 있다.

행정복합타운이 성공하려면 국내외 기업 유치, 관광 수요 창출, 광역 철도 이용객 흡수 등 실질적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
행정복합타운 성패는 “무엇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가”에 달려 있다.
현재 코엑스 일대의 주말 유동인구는 약 20만 명 수준이지만, 불과 4~5년 전만 해도 1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전환점은 신세계 스타필드의 참여였다.
스타필드는 단순한 상업시설 확장보다 먼저 중앙 광장에 대형 도서관을 조성했다. 쇼핑 공간 한가운데 문화 콘텐츠를 배치한 전략은 체류 시간을 늘렸고, 결과적으로 유동인구를 약 두 배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킬러 콘텐츠’ 하나가 공간의 성격을 완전히 바꾼 셈이다.
행정복합타운을 도시 성장 엔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간보다 먼저 콘텐츠와 파트너를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