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주민이 만드는 도시의 변화….시흥형 주민자치, 20개 동에서 ‘자치꽃’ 피우다

자료제공 시흥시

시흥시가 ‘주민이 직접 만드는 마을 변화’라는 가치를 현실로 만들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주민자치회 전면 전환 10년 차를 맞은 시흥시는 올해 20개 동 전 지역에서 146건의 자치계획을 실행하고 주민총회에는 2만 5,320명이 참여하는 등, 명실상부 ‘주민자치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확인하듯 2일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열린 ‘2025 시흥시 주민자치 성과공유회’는 400여 명의 주민자치위원과 시민들이 한 해의 성과를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됐다. 올해 주제인 ‘시흥형 주민자치, 스무 송이 자치꽃으로 만개하다’는 말처럼, 각 동 주민자치회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독창적 활동으로 마을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① 시흥형 주민자치의 핵심: 주민이 의제를 만들고 스스로 해결한다

시흥시 주민자치회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 중심이다. 주민자치회는 동마다 마을조사와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의제를 도출하고, 주민총회에서 직접 투표를 통해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마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진화된 주민자치 모델로 평가받는다.

올해 성과공유회에서는 20개 동 전부가 홍보부스를 운영해 자치계획, 주민총회, 마을사업 성과를 소개했다. 주민자치회 활동을 기록한 영상 ‘마을마다 자치꽃 ON-AIR’도 상영되며, 시흥형 주민자치의 1년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특히 정왕2동은 지난 11월 행정안전부 주민자치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산소심는 마을’로 대상을 수상하며 특별교부세 2억 원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며 큰 주목을 받았다.

② 지역 특성이 곧 자치의 내용… 20개 동, 20개의 방식

시흥형 주민자치의 저력은 지역별 특성을 정확히 읽어낸 ‘맞춤형 자치’에서 나온다.

정왕2동은 산업단지 인접 지역 특성을 반영해 환경 의제를 전면에 배치했다. 탄소량 88만2,828kg 감축, 재활용품 374kg 수거, 환경교육 4,641명 참여 등 구체적 성과를 냈다.

거북섬동은 100인의 공론장을 열어 주민토론 중심의 새로운 주민총회 모델을 제시했다.

매화동은 놀이와 체험, 플리마켓을 결합한 ‘매화패밀리랜드’로 지역 가족문화를 확장했다.

배곧2동은 싸개마켓을 통해 3,800만 원 상당의 후원물품과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며 자원순환의 민관 협력 모델을 만들었다.

신천동은 고령층 특성을 반영해 ‘찾아가는 어르신 교통안전교육’과 ‘시니어 모델 양성’ 등 생활밀착형 자치사업을 추진했다.

이러한 사례는 주민자치가 단일 모델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성을 반영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생태계임을 보여준다.

③ 주민자치와 주민참여예산의 결합… 지속가능성 확보

시흥시는 주민자치회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와 자치계획을 연계해 중장기적 자치계획 실행 기반을 마련했다. 자치계획형 사업은 주민자치회가 의제를 검토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직접 사업을 결정·추진하는 구조로, 기존 단년도 사업의 한계를 보완했다.

올해 11건의 자치계획형 사업 중 8건이 주민자치회 사업과 연동돼 추진됐으며, 자치계획 189건 중 146건이 실행됐다. 주민총회 참여 주민 수도 2만 5,320명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④ “주민의 실행이 도시를 바꾼다”… 시흥형 주민자치의 다음 단계

임병택 시흥시장은 “520명의 주민자치위원의 땀과 실행이 시흥의 내일을 바꾸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시흥시는 앞으로도 자치계획 발굴, 주민총회 운영, 실행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공고히 하며 주민자치회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맞춤형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민자치 전담 공무원 배치, 동별 컨설팅 운영, 주민교육 강화 등 지원도 이어가 ‘주민이 만드는 도시’라는 시흥형 자치 모델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흥형 주민자치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도시 문제를 주민이 직접 해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다. 정책의 대상이었던 주민이 정책을 만드는 주체로 변화한 것이다.

20개 동에서 피어난 자치꽃은 지금도 확장되고 있으며, 그 성장은 결국 도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시흥시의 다음 10년 주민자치는 ‘주민의 힘이 도시를 바꾸는 시대’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고 있다.